2007. 12. 9. 11:25

클래식 수트로 정통과 보수의 멋을 지킨다

클래식 수트

클래식 음악은 동서고금을 가리지 않고 많은 사랑을 받는다. 클래식 수트 역시 마찬가지이다. 클래식 수트란 유행에 좌우되지 않고, 국제무대에 통용되는, 전문 기술을 가진 장인들이 정통성 있게 만든 정장을 의미한다. 캐주얼라이징으로 인해 이제는 보편화 되어버린 ‘꽉 끼고 허리선이 피트된’ 명품 재킷을 입던 젊고 능력 있는 CEO는 물론 벤처사업가, 금융인들이 언제부터인지 클래식 수트를 입으면서 은은한 멋을 내고 있다.


어떻게 하면, 수트를 잘 입으면서 나만의 개성을 연출할 수 있을까? 우선 유행하는 디자인이나 패턴보다 자신의 체형과 행사의 성격, 만나는 사람의 특성을 잘 알고 입는다면 절반은 ‘성공’이라고 할 수 있다. 수트를 잘 차려입으면 상대방으로부터 품위 있고 배려 깊은 사람으로 오래 기억될 수 있고, 스스로 자신감이 생겨 좋다. 특히 수트를 입을 때는 그에 어울리는 드레스 셔츠, 넥타이, 구두 등이 있는데, 이 규율과 원칙을 지키는 것이 기품 있는 남자가 되는 지름길이다.


남성 패션의 생명은 V-zone(얼굴과 연결된 수트, 드레스 셔츠, 넥타이의 V자형 가슴 구도를 뜻함)이다. V-zone의 기본은 무늬가 겹치지 않게 입는 것인데, 수트, 드레스 셔츠, 넥타이 중 무늬가 있는 것은 한 아이템만 선택해 입는다. 스트라이프나 격자무늬를 같이 입으면, 복잡하고 답답해 보인다. 수트 색상은 청색류(네이비)와 회색류(진한 그레이)가 안정되어 보이고, 셔츠 색상은 무지, 화이트에 핀 스트라이프(잔 사선 무늬), 파스텔 톤이 무난하다. 수트 색상은 셔츠보다 어두운 것이 깔끔한 인상을 준다.


남자의 감각은 넥타이에서 돋보인다. 소재는 역시 고급 실크가 좋고, 색상은 셔츠보다 진한 톤이 세련되어 보인다. 길이는 벨트 버클에 내려오는 정도가 적당하다. 솔리드(무지), 올오버, 도트, 스트라이프 등의 무늬가 무난하다. 그렇다면, CEO가 월간 회의를 주관하거나 공식적인 행사를 진행할 때는 어떻게 입어야 가장 이상적일까? 수트 색상은 신뢰를 상징하는 네이비가 역시 좋다. 소재는 부드러운 순모 원단에, 버튼은 2~3개가 우아하다.


드레스 셔츠는 수트의 단조로움과 엄격함을 덜기 위해 화이트에 바탕에 핀 스트라이프 무늬를 추천한다. 넥타이는 질서와 규율을 상징하는 도트(물방울)무늬, 바탕은 체리 레드가 감각적이다. 넥타이를 맬 때는 볼륨감이 느껴지도록 하고, 행거 칩도 넥타이와 같은 소재로 하되, 비워 둘 때는 펜 같은 것을 꽂지 말아야 한다. 마무리인 구두까지 끈이 있는 검정 윙팁으로 신는다면, 아마도 베스트 드레서의 반열에 첫발을 디딜 수 있을 것이다.


이제 패션은 단순한 형식을 추구하는 것을 넘어, 자기 삶과 이미지를 연출 하는 것이 되었다. 때로는 문화 경제적인 수준을 넘어 도덕성의 기준이 되기까지 한다. 비싼 옷으로 화려하게 잘 차려입었어도 멋있어 보이기보다 단순한 격식을 차린 듯 가벼워 보이는 사람이 있다. 그래서인지 자기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만의 공통적인 모습은 다르면서도 비슷한 패턴을 보인다. 이는 원칙을 지키는 소신, 쉽게 따라 할 수 없는 독특한 개성, 자기만의 전문성, 깊은 지성과 인격에서 오는 여유로운 모습이 아닐까?


이수연 당크디자인하우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