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12. 4. 09:20

이젠, 남자들도 부드러운 피부를 원한다

귤껍질같은 얼굴 피부는 이제 그만...

 마초맨 겨울철 최저 피부관리 

image

<사진:안면 상처 따위 개의치 않는 영화 주인공. 그러나 현실에선 마초맨일지라도 지켜야할 최소한의 피부관리 요령이 있다.>


평소 타고난 매끈한 피부로 세안 후 스킨조차 바르지 않는 김민성(32ㆍ회사원) 씨. 피부관리는 남의 이야기였지만 최근 건조하고 추운 날씨 탓인지 얼굴에 하얀 각질이 일기 시작했다. 이번 기회에 피부관리를 해볼까 싶어 인터넷을 찾아봐도 무슨 소리인지 잘 이해가 가질 않는다. 차라리 피부과를 다닐까 생각도 해보지만 ‘남자가 무슨 피부과’ 하는 마음에 발길이 떨어지질 않아 이래저래 고민이다.


남성다움을 내세우는 마초맨, 터프가이라면 피부는 관리대상이 아닌 걸까. 영화에서 그려지는 터프가이들의 면모를 볼 때는 그렇다. 다이하드의 맥클레인 형사(브루스 윌리스 분)는 자신의 건강 관리에는 도통 무관심하다. 머리가 아프면 아스피린 수십 알을 입에 털어 넣는다. 여기저기 찢어진 얼굴 상처는 그저 훈장이다. 4편에선 뒤에서 붙든 적을 죽이기 위해 자신의 어깨에 스스로 총을 쏴버린다.


실제로도 남자들은 여자에 비해 피부관리에 둔한 게 사실이다. 피부 트러블이 생겨도 방치해버리기 일쑤다. 하지만 겨울철 온 얼굴에 허옇게 피어나는 각질 앞에선 이런 고집이 통하지 않는다. 여기저기 따가운 건 참아준다 해도 씻지도 않은 것처럼 지저분해 보이는 데는 어쩔 수 없기 때문이다. 최소한 기초 화장품이라도 집어 들어야 한다.


우선 남성의 피부는 여성과 다르다는 것부터 알 필요가 있다. 남성 피부는 여성에 비해 피지분비는 많고, 수분량은 여성의 1/3이라 유분과 수분의 밸런스가 맞지 않는다. 때문에 여성보다 거칠고 번들거림이 심하다. 특히 잦은 면도로 인한 피부 상처로 세균감염의 우려가 있고, 여성과 달리 메이크업을 하지않아 맨 피부로 각종 외부 환경에 노출된다.

image 피지 분비가 활발하기 때문에 여드름이 나기 쉽고, 피부가 지저분해 뾰루지 등도 많이 생긴다. 또 모공이 크고, 여성 피부보다 조직이 두꺼워 관리를 소홀히 하면 주름이 생기기 쉽다. 남성피부는 그 특성상 한 번 주름이 생기면 그 깊이가 깊기 때문에 제거하기가 힘들다.


날씨가 추워지면 남성의 피부는 눈과 입 주변 그리고 볼의 피부가 건조해지고 잔주름이 생긴다. 세안 후 얼굴이 전체적으로 당기고, 면도 후 각질이 하얗게 일어나기 쉽다. 평소 피부가 좋다는 소리를 자주 듣는 사람일지라고 이 시기만큼은 피부 윤기를 찾아보기 힘들다.


피부의 건성 상태가 심화된 악건성 피부의 경우에는 피부를 문지르기만 해도 각질이 일어나며 가렵고 고통스럽기까지 하다. 이때 버짐처럼 일어난다고 무조건 때밀이 수건으로 미는 등 각질을 과도하게 관리하면 악건성 피부가 될 수도 있으므로 손으로 뜯어내거나 긁어내는 것은 금물이다.


세안 시 너무 뜨거운 물은 피부의 건조를 유발하므로 미온수가 적당하다. 비누 거품을 충분히 낸 다음 부드럽게 마사지 하듯 문질러 주면서 각질이 일어나기 쉬운 코 주변 등은 세심하게 문질러주는 것이 좋다. 로션이 번들거리기 때문에 생략하는 경우가 많은데 좋지 않은 습관이다. 산뜻한 타입의 로션이나 남성용 에센스로 피부 보습을 충분히 해줘야 피부 각질을 잠재울 수 있다.


하얀 각질이 특히 잘 일어나는 입가나 턱 주위 등은 로션이나 에센스를 듬뿍 적신 화장솜을 10여분 정도 올려놓으면 도움이 된다. 혈액순환을 활발히 하기 위해 주 1~2회 정도 마스크팩, 혹은 영양크림으로 맛사지를 해주는 것도 좋다. 최근에는 남성들을 위한 전용 화장품과 팩이 다양하게 나와 있으므로, 본인의 피부에 맞는 제품으로 골라 사용하면 된다.


호텔신라 고운세상피부과 조광열원장은 “대부분의 남성들은 외모에는 관심이 많지만 정작 피부관리에는 무심한 편”이라고 지적하며 “세안과 면도시 기초관리만 꼼꼼히 해줘도 깔끔한 인상과 건강한 피부를 유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도움말: 조광열 고운세상피부과 원장>
조용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