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 1. 10:14

영국 Ordnance Survey의 OpenSpace 지도서비스

며칠 지난 소식인데 아직까지 국내에서 소개하시는 분이 없는 듯 해서 올려봅니다. 영국의 Ordnance Survey에서 영국판 구글맵이라 할 수 있는 OpenSpace 서비스의 알파버전 서비스를 시작했다는 소식이 몇주 전에 있었습니다.

OpenSpace

OS OpenSpace
FAQ를 보면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즈 지역에 대한 지도 서비스를 OpenAPI를 기반으로 제공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라이센스 키를 발급받는 것이나 OpenAPI 기반 서비스로 임베딩 지원이나 타일 방식의 지도 서비스 등 기존의 구글이나 야후에서 제공하는 지도 서비스와 유사한 점이 많습니다. 하지만 전세계 대상의 지도 서비스가 아니다보니 좌표계는 세계측지계를 따르고 있지는 않은 듯 합니다.


전세계 GeoSpatial 정보를 제공하는 구글이나 MS와 같은 지도서비스 제공자와 각 기관이나 지자체가 협력해가는 최근의 분위기와는 다르게 영국의 Ordnance Survey(이하 OS)에서는 구글이나 MS와의 협력이나 자체적인 지리공간 자료 공개에 있어 매우 부정적이며 소극적으로 대처해 왔었습니다. OS의 자료를 구글어스를 통해 제공되게 하려는 구글 측의 노력을 무산시켰으며 영국 CASA에서 시도했던 세컨드라이프 내의 디지털런던 프로젝트를 끌어내려 이를 위해 노력했던 연구자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Digital Urban 블로그를 참고하시면 되구요. 영국내 지자체들이 OS자료 기반의 서비스보다는 구글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를 기반으로 웹GIS 시민 서비스를 제공하려 한다는 내용도 있었네요.


사실 인터넷 기반의 지도서비스는 향후 유비쿼터스 시대 시민에게 정보를 제공하는데 있어 가장 핵심적인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될 것입니다. 단순한 지도 서비스가 아니라 이것이 향후 시대의 사회적 인프라스트럭쳐로 활용되어야 한다는 것이 최근 학계의(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인식이 없죠) 추세입니다. 이렇게 핵심적으로 행정, 시민서비스, 민간에서 사용될 사회적 기본자산 성격을 가질 지도 서비스가 세계적인 거대 기업이 제공하는 서비스 기반으로 구축된다면 향후 국가적 보안과 비즈니스 기반에 심대한 위협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염려스럽게도 세계는 그러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죠.


OS의 OpenSpace는 이러한 흐름에 국가적 차원에서 자체적인 지도서비스 인프라를 갖추려는 최초의 시도로 평가받을 만 합니다. 성공 여부는 알 수 없으며 솔직히 개인적 견해로는 구글이나 MS에 대항해 그보다 나은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겠는가에 대해서 부정적입니다. 하지만 구글맵이나 MS의 버추얼 어스의 대안적 성격의 서비스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향후 이들 업체와의 협상 측면에서는 어느정도 효과를 거둘 수 있겠죠.


올해 유비쿼터스 대시민 서비스 관련 연구를 하면서 더욱 확신하게 된 것이 보편적 디지털 지도서비스 제공이 향후의 유비쿼터스 서비스의 질적 수준을 판가름하게 될 것이라는 점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구글맵이나 MS지도 서비스를 체감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라 못 느끼시는 분이 많은 상황이지만 GIS 분야의 역사는 구글의 지도 서비스 제공 이전과 그 이후로 나뉘고 있습니다. 아이디어 제공자는 Digital Earth를 주장했던 앨 고어라 할 수 있겠네요. .. 우리나라는 아직 구글맵 서비스 제공 이전의 GIS환경이지요. 이정도의 국가 경제와 정보화 수준으로 볼때 참으로 기이한 상황입니다.


... 그래서 지금이 기회이기도 합니다. 향후 MS나 구글과 같은 업체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고자 한다면 영국 OS가 추진하고 있는 OpenSpace와 같은 보편적 지도 서비스를 국가적 차원에서 하루빨리 시도해야 합니다. 아니면 적어도 국내 업체가 그러한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제공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할 시기입니다. 외국의 거대 기업과 상대가 되겠는가 하는 회의적인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인터넷 검색 분야에서 외국의 유명 업체들을 제치고 국내 업체가 선전하고 있듯이(세계적으로 이런 나라 많지 않습니다) "빨리빨리" 성격으로 유명한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제라도 정신 차리고 준비한다면 미래 시대의 정말정말 소중한 국가적, 사회적 자산을 우리것으로 만들어 낼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상대가 안 된다 싶으면 하루 빨리 투항하고 그 세력 내에서 선두적인 위치를 차지할 방안이 필요한 시기이기도 합니다. ...


2007년 마지막 날에 그간의 생각들을 간단히 끄적여 보았습니다. ^^ 제 블로그에 오셔서 여기까지 시선을 남겨 주신 분들 모두 2008년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해피 뉴 이어...^^